백강전투와 진포대첩으로 보는 '장항'의 역사 학술세미나
전용식 총괄기자 jys@hongjuin.news
지난 9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주관한‘백강전투와 진포대첩으로 보는 장항의 역사’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금강하구는 전통 시대부터 사람과 물류가 오고 가는 문화의 창구였다. 그로 인해 소통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충돌의 현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이 바로 백제부흥군과 일본(왜) 연합군이 나당연합군에 맞서 벌였던 백강전투, 고려말 왜구와의 대 접전이었던 진포대첩이다.
이 두 사건은 각각 663년과 1380년이란 시간적 간격이 있지만 아마도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으리라 추정되며, 그 자리는 바로 지금의 장항 장암진성과 그 주변의 기벌포-서천포 일대였다.
전문가들은 ‘백강구’나 ‘진포’가 정확한 어떤 지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지만 배가 정박할 수 있고, 육지로 연계될 만한 장소는 금강입구의 장항 장암리 쪽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나행주 건국대 교수는 백제부흥군과 일본(왜) 연합군의 조직과 이동 경로 등에 대하여 일본측 사료를 심도있게 분석하여 7세기 말 백강구 전투의 역사적 배경, 백제와 왜국과의 관계를 살피고, 전투 이후 왜가 국호를 ‘일본’으로 변경하고 백제의 불교문화가 더욱 확산되었다는 사실 등을 밝혔다.
이영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진포대첩이 왜구토벌의 역사뿐만 아니라 화약무기를 처음 활용한 전투로 동아시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또한 진포는 금강하구의 북쪽 연안인 장암리 일대로, 북서풍을 막아주고 일정한 수심을 갖춘 장소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정석 공주대 교수는 장암진성과 서천포에 대해 고고학적으로 접근하여 금강을 통해 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조성된 성곽인 장암진성 자리가 바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인 백강구이며 기벌포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장암진성은 조선시대에 축조된 성곽인 만큼 그 이름을 ‘서천포영성’ 또는 ‘서천포진성’ 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찬희 공주대 교수는 장암리 일대의 고지형 분석을 통해 600년대와 1300년대에는 지금보다 해안선이 높았던 시기였으므로, 서해에서 들어온 선박이 금강으로 진입하기 위해 처음 접안해야 하는 곳이 지금의 장암리 전망산 주변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호 공주대 교수는 금강과 서해 연안 지역에 설치되었던 국가 시설, 조운의 무사 운행을 기원한 신앙 관련 유적 등의 위상을 정리하고 이와 관련된 옛 기록과, 전설 등 무형의 유산을 소개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서천 문화의 상징적 자원임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해양 주권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을 강조하여 서천군에서 해양문화자원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주제발표 후 공주대 윤용혁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최은영(충남역사문화연구원), 허인욱(한남대학교), 서영교(중원대학교). 장우영(교토대학교), 박수환(서천향토문화연구회)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을 통해 진포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나세 장군 등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 서천의 해양문화자원에 대한 관심 제고 등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조한필 원장은 서천군은 충남의 내포문화권과 금강문화권이 만나는 지역으로서, 어느곳 보다도 풍부한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자원의 연구뿐만 아니라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충청남도의 문화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용식 총괄기자 jys@hongju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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