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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 그러나 남은 숙제들

홍주in뉴스/오늘의 칼럼

by 홍주인뉴스 2026. 1. 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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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식 비평가의 '오늘의 핫이슈 칼럼'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 그러나 남은 숙제들
이재명-다카이치 정상회담이 던지는 메시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 그러나 남은 숙제들

오늘(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여러 면에서 상징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나 '셔틀외교'의 궤도를 다시 안착시키려는 시도는, 지난 수년간 냉랭했던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회담장 밖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한일 정상회담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이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 중국의 부상,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 등 동북아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형식'과 '실속'의 괴리다.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로는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정작 과거사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수출규제 같은 핵심 현안에서 실질적 진전이 없다면 이는 요란한 포장일 뿐이다.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가 '첫 논의'된다고 하지만, 과연 일본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BBC가 지적했듯이,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지만, 안보적으로는 미일 동맹 체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명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과도하게 일본 쪽으로 기울면 국내에서 '굴욕외교'라는 비판을 받고,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 반대로 중국에 너무 가까워지면 미국과 일본의 우려를 사게 된다. 이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이재명 정부 외교의 핵심 과제일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 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양국 국민의 정서다.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상흔이 여전히 생생하고, 일본에서는 한국의 '끊임없는 사과 요구'에 대한 피로감이 존재한다. 정치 지도자들은 이러한 감정의 늪에서 벗어나 실리를 챙겨야 하지만, 동시에 국민 정서를 무시할 수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국내 여론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는 한, 이는 형식적인 의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 성향이 강한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어, 과거사 문제에서 유연한 태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과거를 잊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사는 분명히 정리되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미래 지향적 협력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문화 교류 확대, 청년 세대 간 교류 증진 등은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분야다.

특히 20대 고용률이 1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일본 역시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일 관계는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이중주행'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냉정해야 한다.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진정한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의 한일 정상회담은 새로운 시작일 수도, 또 다른 실망의 서막일 수도 있다. 결과는 앞으로 양국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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