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의 '사형 구형' - 민주주의의 시험대에 선 대한민국
"법정 최고형". 이 네 글자가 대한민국 헌정사에 어떤 무게로 기록될 것인가.

2026년 1월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사형을 구형했다. 현직 대통령이었던 인물에 대한 사형 구형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월 19일 선고를 앞두고, 대한민국 사회는 전례 없는 법적·정치적 격랑 속에 놓여 있다.
특검 측은 "헌법 질서를 파괴했다"며 최고형 구형의 근거를 밝혔다.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구형이 곧 선고는 아니지만, 검찰이 내린 법적 판단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은 이를 "야당의 정치적 견제"라고 반박한다. 실제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의결하는 등 당내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정치권은 법정 공방을 넘어 또 다른 정치적 싸움터로 변모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에 대한 재판을 넘어선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얼마나 건강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역사적으로 권력자에 대한 사법 처리는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 재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등 - 우리는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모습을 반복해서 목격해왔다.
하지만 '사형 구형'은 차원이 다르다. 이는 단순한 부패나 직권남용을 넘어, 국가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과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그리고 그 판단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을 둘러싼 극심한 사회적 분열이다. 한쪽에서는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며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고, 다른 쪽에서는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한다. SNS와 유튜브는 각자의 진영논리로 넘쳐나고, 대화와 타협의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최근 발언이다. "한중일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소통해야 한다"는 그의 대외 메시지는, 역설적으로 국내 정치에 필요한 자세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 사이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 아닌가.
2월 19일, 역사가 기록할 날
선고일까지 약 한 달. 이 기간 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법의 지배를 원하는가, 아니면 정치적 승리를 원하는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정의의 실현인가, 아니면 정치 보복인가.
정답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와 법치주의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역사는 법정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법정 밖, 우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과 태도에서도 만들어진다.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진영논리가 아닌 원칙으로, 증오가 아닌 대화로 -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2월 19일,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그 역사가 분열과 갈등의 기록이 될지, 아니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 본 칼럼은 2026년 1월 14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정치 성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습니다. 법적 판단은 오직 법원의 몫임을 밝힙니다. 전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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