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K-POP 가요계에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BTS)의 3월 20일 컴백 확정, 완전체로 재가동에 나선 엑소(EXO)의 1월 활동 재개, 그리고 해체 이후 재결합 신호탄을 쏘아 올린 워너원까지. 2010년대 K-POP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설적 트리오, 이른바 '엑방원'이 같은 시기에 무대로 돌아온다.
3년 9개월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오는 BTS는 5번째 정규 앨범으로 전 세계 팬들을 다시 만난다. 빅뱅은 데뷔 20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엑소는 멤버들의 군백기를 모두 마치고 완전체의 시너지를 재점화한다. 여기에 2019년 아쉽게 해체했던 워너원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재회를 예고하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들의 귀환이 단순한 '컴백'을 넘어 특별한 이유는 명확하다. 시간이 그들의 가치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이 없는 동안 K-POP 시장은 더욱 성장했다. 4세대 아이돌들이 전 세계 무대를 누볐고, 뉴진스, 에스파, 르세라핌 등 신예 그룹들은 차트를 장악했다. 그러나 동시에 '엑방원' 세대가 남긴 공백도 명확히 드러났다. 음악적 완성도, 퍼포먼스의 깊이, 팬덤과의 연결성, 그리고 무엇보다 '아티스트로서의 무게감'이었다.
방탄소년단이 군 입대로 활동을 멈춘 사이, 빌보드 차트는 여전히 그들의 과거 곡들로 채워졌다. 엑소의 오래된 히트곡들은 새로운 세대의 커버 콘텐츠를 통해 재발견되었고, 워너원의 '에너제틱'과 '봄바람'은 여전히 방송 음악으로 사랑받았다.
이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시간이 걸러낸 진짜 가치의 증명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 속에서도 살아남은 음악, 그것이 바로 '클래식'이 되는 순간이다.
뉴진스의 복귀가 보여준 산업의 민낯
한편 2026년 가요계에는 또 다른 '복귀'도 있었다. 1년간 어도어(ADOR)와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갈등을 빚었던 뉴진스가 결국 소속사로 돌아온 것이다. 가처분과 본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한 뉴진스는 사실상 '백기 투항' 형태로 복귀를 선언했다.
민희진 전 대표와의 관계, 하이브와의 갈등, 독립 활동의 꿈... 이 모든 것이 불과 1년 만에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졌다. 4세대 톱 티어 걸그룹의 이례적 좌절은 K-POP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아무리 재능 있는 아티스트라도, 자본과 시스템 없이는 독립적 생존이 불가능한 생태계 말이다.
뉴진스의 복귀는 '엑방원'의 귀환과 대비된다. 전자가 시스템에 순응한 복귀라면, 후자는 시스템을 초월한 존재감의 귀환이다. 이미 정상에 올랐던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음악을 하면 된다.
2026,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공존
2026년 가요계는 '귀환의 해'이자 동시에 '공존의 해'가 될 것이다. 군백기를 마친 레전드들과, 치열하게 성장한 신예들이 같은 무대 위에서 경쟁하고 협력한다. 세븐틴 정한, 더보이즈 상연, NCT 재현 등 3세대 아이돌들도 속속 전역하며 세대교체의 과도기를 만들어낸다.
중요한 것은, 이제 K-POP 팬들이 '새로움'만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성, 음악적 깊이, 시간이 검증한 가치를 동시에 요구한다. 빠른 소비와 트렌드 중심이었던 4세대를 지나, 이제는 '지속 가능한 아티스트'를 원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멈춰 있던 말들이 다시 뛴다는 것
붉은 말의 해, 2026년. 한자리에 머물러 있던 거대한 말들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들의 질주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공백 기간 동안 더욱 성숙해진 음악적 역량, 군 복무와 갈등을 겪으며 얻은 인간적 깊이,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길을 다시 한번 증명하려는 의지의 발현이다.
K-POP이라는 경주마장에서, 새로운 말들은 속도로 승부한다. 그러나 진짜 승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아는 말이다. 2026년, 귀환한 레전드들이 보여줄 것은 결국 이것이다.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달려가야 하는지 아는 지혜. 그것이 바로 시간이 그들에게 준 진짜 선물이다. 전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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