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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판결'로 본 한국 사회의 두 얼굴

홍주in뉴스/오늘의 칼럼

by 홍주인뉴스 2026. 1.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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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식 비평가의 오늘의 핫이슈]

정치와 경제, 책임의 무게를 다시 묻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그리고 "215억 반환하라"는 판결 한 줄.

'사과'와 '판결'로 본 한국 사회의 두 얼굴, 홍주in뉴스

1월 18일, 오늘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두 개의 이슈는 언뜻 무관해 보이지만, 한 가닥 공통의 실마리를 품고 있다. 바로 '책임'이라는 묵직한 키워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첫 공식 사과와 피자헛에 대한 대법원의 215억 원 반환 판결. 이 두 사건은 각각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책임의 본질과 그 이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치의 사과: 진정성인가, 전략인가
한동훈 전 대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는 표현과 함께 올린 2분 5초 길이의 영상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공식 사과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의 제명 징계 추진이 한창이었고, 친한계와 친윤계의 갈등은 날로 심화되고 있었다. 이 와중에 나온 사과는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의 사과는 양날의 검이었다.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보복"이라는 강경한 표현이 사과와 나란히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과하면서도 맞서 싸우는 이 이중적 태도에, 친윤계는 "금쪽이 투정"이라며 냉소했고, 친한계는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 정치에서 '사과'의 의미가 얼마나 복잡하게 변질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한때 사과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명확한 신호였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인의 사과는 종종 전술적 후퇴이거나, 여론의 압박을 잠재우기 위한 최소한의 제스처에 불과하다. 한 전 대표의 사과 역시 당내 분란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문제는 이런 '반쪽짜리 사과'가 과연 정치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은 정치인이 말하는 '송구함'의 진정성을 이미 의심하는 데 익숙해졌다. 사과의 인플레이션 시대, 정치인들은 더 이상 말로만 책임을 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의 판결: 투명성이 곧 생존이다
같은 날, 대법원은 한국피자헛에 215억 원을 가맹점주들에게 반환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본사가 원·부재료를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받아온 '차액가맹금'이 부당이득이라는 판단이었다. 이 판결은 단순히 피자헛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지각변동의 신호탄이다.

차액가맹금은 그간 업계의 '관행'으로 치부되어 왔다. 본사가 원재료를 조달하면서 발생하는 마진을 챙기는 것, 그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게 업계의 변명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투명하지 않은 수익은 정당하지 않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본사가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하는 구조는, 결국 약자인 가맹점주를 수탈하는 시스템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이 던지는 파장은 실로 크다. 메가커피, 명륜당 등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줄소송의 공포에 떨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묻혀왔던' 불투명한 거래 관행들이 이제는 법정에서 심판받게 된 것이다.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불공정은 더 이상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맹 사업은 본질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파트너십이다. 본사가 가맹점주를 착취의 대상으로 본다면, 그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피자헛 사태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에 경종을 울렸고, 이제 투명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책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한동훈의 사과와 피자헛 판결은 서로 다른 영역의 사건이지만,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전한다. 책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라는 진리다.

정치에서 사과는 이제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변화다. 한 전 대표가 진정 책임을 지겠다면,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보수 진영의 재건을 위한 실질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에서는 법이 그 책임을 분명히 물었다. 피자헛은 215억 원이라는 실질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 기업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책임의 본질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
오늘의 두 이슈는 한국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책임 있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 정치인의 말만 믿고, 기업의 관행만 묵인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다행히 변화의 조짐은 보인다. 법원은 더 이상 불공정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국민은 정치인의 공허한 사과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과는 시작일 뿐이다. 판결은 경고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그 이후,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든 경제든, 책임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순간, 그 시스템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오늘의 이슈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을 증명할 때다.

[칼럼니스트 전용식 註] 이 칼럼은 보도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안을 분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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