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우리네 고유 문화이다
이제 2018년을 마무리하는 절차로 집집마다 김장을 준비한다. 물론 마트에서나 홈쇼핑으로 구매하는 가정은 제외하고 말이다.
주지하듯, 김장은 춥고 긴 겨울동안 먹을 수 있도록 저장해서 먹는 우리네 고유 문화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러한 김장문화는 온 가족 혹은 이웃끼리 모여 함께 김치를 담그고 나누어 먹는 모습이 공동체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인지 우리네 김장은 지난 2013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렇듯 김치는 삼국시대에도 김치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랜 세월동안 우리네 식사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건강에 좋은 기능성까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김치와 김치 유래 유산균의 세포실험, 동물실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항산화, 비만 및 지질 저해, 대장 건강 증진 및 대장암 예방 기능, 면역 기능 개선, 아토피 및 알러지 저하 등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발표된 건강 기능성의 효과는 혈중 지질 개선 효과와 장내 유해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한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과 비만 예방 효과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한 성인이 김치를 일주일 동안 210g/일 섭취 시 15g/일 섭취한 대상자에 비해 공복혈당과 총 콜레스테롤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6주 동안 30g/일의 배추김치 동결건조 분말을 섭취한 대상자가 위약을 섭취한 대상자에 비해 혈중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20∼30대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김치를 일주일 동안 150g/일 섭취시켰을 때 15g/일 섭취한 대상자들에 비해 장내 유해 미생물의 증식이 억제되고 유익 미생물의 증식이 촉진되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2주 간격으로 김치를 200g/일 섭취 시켰을 때와, 전혀 섭취시키지 않는 것을 번갈아 4번 반복하여 8주 동안 관찰하였더니 김치를 섭취하는 동안 유의하게 장내 유익효소들이 증가하고 유해효소들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나 비만인을 대상으로 숙성된 김치 300g/일과 신선한 김치 300g/일을 번갈아 섭취시킨 연구에서 숙성된 김치를 섭취한 4주 실험기간 동안 체지방(%), 수축기/이완기혈압,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하였으며, 당뇨 전 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숙성된 김치 100g/일과 신선한 김치 100g/일을 교차로 섭취시킨 연구에서도 체중과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사실 일반적인 오류의 한가지라고 할까? 김치를 먹으면 고혈압에 걸린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김치 속 나트륨으로 인해 고혈압이 유발된다고 오해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방송이나 기사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5,932명(남: 2,822명, 여: 3,110명)을 12년 추적연구결과, 김치 섭취와 고혈압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김치 섭취가 고혈압 발생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러한 결과를 얻은 이유는 김치 속에는 나트륨 이외에도 다양한 비타민, 파이토케미컬과 식이섬유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유산균과 칼륨이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연구진들은 추정하였다.
따라서 고혈압 발병이 걱정이라면 건강식품인 김치보다는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 속 나트륨 함량도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체적인 나트륨 일일 섭취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적으로 식품 속 나트륨 함량은 배추김치 232 mg, 가공 햄 1,080 mg, 치즈 226.8 mg, 라면 1,933 mg 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배추를 주재료로 하여 김장김치를 담그지만 19세기 이전에는 주로 무를 소금에 절여 김치로 담갔고 배추는 양념에 버무려 겉절이 형태로만 즐겼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던 배추가 잎이 연약해 소금에 오래 절이면 물러져서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가 배추로 김장을 하게 된 건 우장춘 박사가 1950년 품종개량을 통해 지금의 ‘결구배추’ 라는 품종을 개발하였기 때문인데 결구배추는 여름부터 고랭지에서 재배하여 가을이 되면 수확할 수 있고 잎이 크고 속이 꽉 차있어 소금에 오래 절여도 수분과 식감을 살릴 수 있어 김장에 적합했다.
김장을 맛있게 담그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배추를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한데 겉잎의 흰색과 녹색의 대비가 선명하며, 줄기의 흰 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싱싱한 배추이며, 배추가 너무 크면 고소한 맛이 덜하므로 약 2∼3 ㎏정도 되는 크기의 배추가 좋다.
소금은 천일염으로 건조 상태가 좋고 결정체가 고른 것이 좋으며, 고춧가루는 태양초를 이용하여 고운 것보다는 약간 거칠게 빻아진 것을 고르는 것이 김장김치의 맛을 더 좋게 할 수 있다.
하루 최저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고 하루 평균기온이 4℃ 이하로 유지될 때에 김장을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김장김치는 3∼5℃에서 약 2∼3주 정도 지나야 제 맛을 내기 시작한다.
전용식 총괄 기자 jys@hongju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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