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의 힘, 명성황후
유대인 학살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정에 맞선 믹 잭슨 감독의 영화를 아시나요?
이미 역사 속에 사실로 존재함에도 이를 부정하는... 그러하기에 그러한 세력에 맞서 사실로 증명해나가는 영화 '나는 부정한다'입니다.
홀로코스트(Holocaust)
나치가 12년(1933~45) 동안 자행한 대학살. 주요 대상은 유대인이었습니다. 독일과 제2차 세계대전 때 점령 지역의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권리를 박탈하고, 재산을 몰수했으며, 강제수용소에 몰아넣고 강제 노역에 동원하거나 가스로 죽였습니다.
영화에서 역사학자 어빙은 신나치주의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홀로코스트를 원천적으로 부정합니다.
이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던, 그래서 당연시되었던 역사 속의 진실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증거를 내놓으라는 집요한 공격에 맞서, 미국의 역사학자 립스타트는 어빙과의 소송 전에 뛰어들게 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그 실체적 근거를 냉정하게 제시하는 과정을 그리게 됩니다.
"백성들아 일어나라. 이천만 신민 대대로 이어 살아가야 할 땅. 한 발 나아가면 빛나는 자주와 독립. 한 발 물러서면 예속과 핍박. 용기와 지혜로 힘 모아, 망국의 수치 목숨 걸고 맞서야 하리. 동녘 붉은 해 스스로 지켜야 하리. 조선이여 무궁하라. 흥왕하여라."
이것은 뮤지컬 ‘명성황후’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그렇습니다. 시해 100주기인 지난 1995년 초연된 후 지금 우리는.
명성황후는 망해가는 조선의 불꽃을 일제에 맞서 싸우다가 비참하게 죽어간 여인으로 극화되었습니다.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기조에 힘입어 ‘문화콘텐츠’의 일환으로 기획 제작된 ‘명성황후’, 원작은 이문열의 ‘여우사냥’입니다.
그날 이후 봇물 터지듯이 TV 드라마와 주제가, 영화에서는 끊임없이 명성황후를 구국의 영웅으로 왜곡하고 폄훼하려 애써왔다는 불편한 진실.
“일제가 명성황후를 미화하려고 민비라 부르라고 하였다”
더듬어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1992년 동아일보의 기사가 최초입니다.
조선왕조 때 국왕을 가까이 모시던 내명부들 중 종사품인 숙원에서부터 정삼품인 소용, 종이품인 숙의, 그리고 정일품인 빈까지는 품계 앞에 성씨를 붙일 수 있지만 왕비는 임금과 같은 지존의 몸이기 때문에 품계가 없고 성씨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전의 왕비는 중전마마 또는 곤전이라 호칭했으며 사후엔 왕처럼 묘호를 의정하여 종묘에 모셔진다.(1992년 동아일보 기사)
그런데 이외 어떠한 문헌도 역사적 사료도 고증된 자료도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 신문기사에서는 명성황후 혹은 민비라는 표기에 어떠한 검열이나 관섭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 속에 분명히 존재해서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러나 증거가 없다고 부정되고 왜곡돼왔던 그 진실의 해답은 간단하고 단순합니다.
“명성황후도 맞고, 민비도 맞다”
우리가 사도세자의 비,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 씨를 헌경 황후라 안 하고 혜경궁홍씨라 칭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덧붙이는 말,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검색된 숙종, 경종, 영종의 기사. 민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각 다른 인물입니다) 성씨+ 비.
전용식 총괄 기자 jys@hongju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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